율ㅊ은 한국 5대 로펌 중 하나임. 김앤장, 광장, 태평양, 세종과 함께 한국 재벌 자문의 핵심 라인. 송무, 공정거래, 조세, 금융, 노동 분야에서 모두 1위 그룹에 들어감. 여기까지는 일반 정보임. 진짜 봐야 할 건 율ㅊ의 노동 자문 라인이 어떤 성격이냐임.
율ㅊ은 노동 자문에서 명확히 사용자 측 라인임. 노조 측이 아니라 회사 측을 자문하는 로펌이라는 뜻임. 율ㅊ의 노동 자문 핵심 인물들을 보면 이게 분명히 드러남. 노란봉투법 대응센터 공동센터장 정 모 고문은 고용노동부 27년 출신임. 노동부 출신이 사용자 측 자문 로펌으로 가는 회전문 패턴임.
또 다른 공동센터장 이 모 변호사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자문변호사 출신임. 경총은 한국 사용자 단체의 대표 격임. 그 자문변호사가 율ㅊ으로 합류했다는 건 율ㅊ이 어느 진영에 서 있는지 명확히 보여줌.
율ㅊ이 만든 부서들도 정체성이 명확함. 중대재해센터, 노란봉투법 대응센터, 기업위기관리대응팀 모두 회사가 노조 또는 노동자에게 책임을 지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의 자문을 전문으로 함.
노란봉투법 대응센터의 목적은 노란봉투법 시행 후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회사가 어떻게 대응할지 자문하는 것임. 노조의 권리 확대에 맞서 회사 측이 방어할 수 있는 논리를 제공하는 조직임.
율ㅊ이 다른 회사들 노조 사건에서 실제로 뭘 했는지도 봐야 함. 율ㅊ 본인이 자기 노동팀 뉴스레터에 업무사례로 정리해 놓은 것들임.
C사를 대리해서 노조의 협의회 개최금지 가처분에서 승소했음. 노조 회의 자체를 못 열게 하는 가처분을 회사 편에서 이긴 거임. B사를 대리해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기각시켰음. 노동자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한 걸 회사 측에서 변호해 막아냄.
외국계 L사 대리해서 저성과자 해고를 정당하다고 변호해 인정받음. 화장품 회사 대리해서 직원이 제기한 임금체불·괴롭힘 사건을 노동청 단계에서 혐의없음 판단 도출함.
조종사 정리해고 사안에서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 인정 등 정리해고의 요건을 다 갖춰 해고가 부당하지 않다고 본 판례를 율ㅊ 노동팀이 자기 사례로 등재했음. 사회복무요원노조의 노조 설립 신고 반려 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판단도 율ㅊ이 다룬 사례임. 노조 설립 자체를 막는 행정처분에 율ㅊ이 관여했다는 거임.
사용자가 불법파견 소송을 취하한 협력업체 근로자들만 정규직으로 발탁채용한 행위가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본 사례도 등재함. 노조원 차별 의혹을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변호한 거임.
여기서 결정타. 율ㅊ 이 모 변호사가 작년 가을 모 경제지에 쓴 칼럼 제목이 "분위기 띄우려고 한 말이 부당노동행위라고요?"임. 이 칼럼의 내용은 사용자가 노조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다가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는 사례가 빈번하니 어떻게 해야 처벌을 피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거임. 회사가 노조에 적대적 발언을 하면서도 처벌은 안 받는 법을 자문하는 칼럼임. 누구를 위한 자문인지는 제목만 봐도 분명함.
율ㅊ은 또 2024년 주요 노동판례를 정리해서 책으로 발간했음. 발간 대상은 회사의 사내 변호사·인사 담당자·노사 담당자임. 즉 노조 측이 아니라 회사 측 실무자가 노조에 어떻게 대응할지 참고할 수 있는 무기 모음집임. 율ㅊ이 회사 측 노동 자문에 얼마나 특화되어 있는지를 본인들이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결과물임.
여기서 첫 번째 결론. 율ㅊ은 사용자 측 노동 자문에 특화된 로펌임. 그것도 한국에서 가장 강한 로펌 중 하나임. 노조 측 자문이 아님. 단순한 외부 로펌이 아니라 사용자 진영의 핵심 무기고 같은 위치임. 노조 활동 막는 가처분, 정리해고 정당화, 부당해고 구제 막기, 노조 설립 자체 반려, 부당노동행위 회피법 자문, 회사 측 노동판례집 발간까지. 모두 사용자 측 입장에서 노동자·노조 권리를 막거나 회피하는 방향의 자문임.
이제 본론. 그 위원회의 위원장이 누군지 봐야 함.
이 분은 전직 변협회장 출신인데 2021년 3월 율ㅊ에 고문으로 영입됐음. 율ㅊ 합류한 지 1년도 안 된 2022년 2월에 그 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됐음. 지금 4기 위원장까지 연임 중임. 율ㅊ 직함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
문제는 그 위원회의 성격임. 그 위원회는 자발적 거버넌스 기구가 아님. 윗분 형사재판 양형 자료로 만들어진 기구임. 2019년 대법원 파기환송 후 재판부가 실효적 준법감시제도 마련을 권고했고 2020년 출범. 2021년 실형 선고 때 재판부가 양형 이유에서 그 위원회 활동을 명시적으로 언급함. 2022년 사면도 거버넌스 개선이 명분이었음. 즉 윗분 사법리스크 전체에 걸쳐 양형 자료로 활용된 기구임.
이 논리가 작동하려면 그 위원회가 진짜 독립적 감시 기구여야 함. 사측을 진짜 견제할 수 있어야 함. 그런데 그 위원회의 위원장이 사용자 측 노동 자문 전문 로펌의 고문이라는 거임. 다른 회사들 노조 활동을 사측 편에서 막아온 로펌의 고문임.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봐야 함.
회사가 노조와 분쟁이 생기면 율ㅊ이 회사 측을 자문함. 노조의 권리 확대를 어떻게 막을지, 노조 요구를 어떻게 거부할지, 부당노동행위 책임을 어떻게 회피할지 자문함. 다른 회사들에서도 그렇게 해왔고 우리 회사에서도 똑같이 함. 그 자문 라인의 고문이 동시에 회사를 감시하는 위원회의 위원장이라는 거임. 사측 자문하는 사람이 사측 감시도 함. 이게 정상적 구조인지는 누가 봐도 답이 나옴.
게다가 4기 위원회가 노사 관계를 핵심 의제로 잡았음. 위원장이 직접 그렇게 선언했음. 그런데 그 위원회의 노사 관계 의제 자문 그룹이 어디일지는 굳이 확인 안 해도 짐작 가능함. 그 위원장 본인이 율ㅊ 고문이고 율ㅊ이 사용자 측 노동 자문의 핵심 로펌이니까.
여기에 결정적인 게 추가됨. 얼마 전 메일 사고에서 율ㅊ이 사측 입장문 작성에 직접 의견을 보낸 정황이 드러났음. 인사팀 메일에 율ㅊ의 자문 의견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게 문서로 증명됐음. 즉 단순히 위원장이 율ㅊ 소속이라는 외관 문제가 아니라 율ㅊ이 사측 노조 대응 전략에 실시간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게 검증된 거임.
이걸 옹호하는 측은 차이니즈 월 얘기를 함(차이니즈 월이란 같은 조직 안에서 이해상충이 있는 두 부서 사이에 정보 교류를 차단하는 가상의 벽을 말함. 예를 들어 같은 로펌 안에서 A팀이 갑이라는 회사를 자문하고 B팀이 갑과 분쟁 중인 을이라는 회사를 자문하는 경우 두 팀 사이에 정보가 안 흐르도록 운영상 격리하는 장치임). 로펌 안에서 노무 자문팀과 위원장 사이에 이런 정보 차단이 가능하다는 거임. 위원장은 고문이지 실무 변호사가 아니라는 거임. 회사가 외부 로펌 자문 받는 건 정상적 경영 활동이라는 거임.
이 변명이 우스운 이유는 우리 회사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음. 우리 회사 안에 시스템LSI랑 파운드리가 같이 있는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면 됨. 두 사업부 사이에 차이니즈 월 깔려 있다고 회사가 아무리 강조해도 퀄컴,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팹리스들이 우리 파운드리에 발주를 꺼리는 게 현실임. 자기들 칩 설계 정보가 같은 지붕 아래 있는 시스템LSI로 흘러갈까 봐. TSMC는 파운드리 전업이라 그 걱정이 없으니까 그쪽으로 가는 거임. 우리 회사 파운드리가 TSMC에 결정적으로 밀리는 이유 중 하나가 정확히 이거임. 차이니즈 월이 형식적으로 존재한다고 해서 시장이 그걸 신뢰하지 않는다는 거임. 수십조 원짜리 거래도 그 신뢰 부족 때문에 안 일어남.
그런데 사측 자문하는 로펌과 사측 감시하는 위원장이 같은 로펌 안에 있는 구조는 신뢰하라고 함. 같은 회사 안 두 사업부 사이 정보 차단도 글로벌 시장이 못 믿어서 거래가 안 일어나는데, 같은 로펌 안 두 역할 사이 정보 차단을 우리가 믿어야 하는 이유가 뭔지 누가 설명 좀 해줬으면 좋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