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래곤플라이의 하셉이 재미있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 주제는 바로 “크립토 VC에서 누가 GOAT 투자자인가? 나의 탑3는 누구인가?”에 대한 글인데요.
그 탑3 투자자들이, 제가 보기엔 성향도 다 다르고 성격도 다르기 때문에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꼽은 사람은 파라다임(Paradigm)의 댄 로빈슨입니다.
“댄 로빈슨은 말 그대로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어마어마한 밸류에드를 해주는, 밸류에드 끝판왕 형태의 투자자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댄 로빈슨은 유니스왑에 투자하고 유니스왑 V3를 핵심 연구자로서 함께 연구하였으며, MEV 옥션의 선두주자였던 플래시봇에서도 창립 컨트리뷰터로 활동했습니다.
또 플라즈마 초창기(스테이블코인 플라즈마가 아닌, 이더리움 사이드체인의 원조 격인 조셉 푼의 플라즈마)에 리서치로 초기 기여를 했던 것이 결국 옵티미즘에 대한 시드 투자로 이어졌습니다.
그냥 사람 자체로만 봐도 어나더 레벨급의 커리어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첫 커리어를 보안 관련 변호사로 시작했지만, 프로토콜 설계와 수학을 독학했고, 지금은 투자자로서의 역량까지 독학해 그 기량을 뽐내고 있습니다.
드래곤플라이가 패러다임과 경쟁하다가 패러다임에게 딜을 뺏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파운더들은
“드래곤플라이도 너무 좋지만, 우리는 댄이랑 일을 해야 한다. 미안하다.”
라는 답변을 종종 받는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의 크리스 딕슨입니다.
“OG들의 OG, 말 그대로 크립토 VC의 뼈대를 만든 사람.”
전통 VC 업계에 있는 구루 중에서 사실상 제일 먼저 크립토의 가능성을 알아채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레퓨테이션을 걸고 투자를 감행했던 투자자입니다.
사실상 지금 크립토 VC들이 IC(투자위원회)에서 하는 모든 것들이 크리스 딕슨이 만든 매뉴얼의 변형이라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크리스 딕슨의 대표적인 투자는 코인베이스 시리즈 B와 유니스왑 시리즈 A 투자가 있겠습니다.
이 둘 모두 지금에서 봤을 때는 너무 “당연한” 투자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투자자들이 기피하던 투자 딜이었고, 결국 지금은 크립토 업계에서 가장 뼈대가 되는 사업들을 이 두 회사(프로토콜)가 이끌고 있습니다
대망의 넘버 1은 멀티코인(Multicoin Capital)의 카일 사마니입니다.
“투자는 스포츠와 같다. 결국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크립토 업계에서 카일을 이길 수 있는 투자자가 있을까?”
카일은 이상한 소리도 많이 하고 사람들을 많이 긁는 괴짜이지만, 그가 솔라나에 투자해 벌어들인 PnL과 그 투자를 위해 그가 해야만 했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먼 훗날 누군가가 “책을 써도 될 만큼”의 엄청난 일이었습니다.
카일은 전형적인 비주류적 관점을 내는 투자자(Contrarian)입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 역시 비주류 관점을 내는 투자자라고 말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서 틀린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이 글을 썼을 때 사람들이 공감하고 공유한다면, 그것은 이미 비주류가 아니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솔라나에 처음 투자하고, 솔라나에 대한 컨빅션을 가지고 팔지 않고 홀딩했으며, FTX 붕괴 이후의 데스 밸리를 투자자로서 함께 건너간 것은 그를 크립토 업계의 최고 투자자로 불러도 손색없게 만듭니다.
이에 대한 제 생각을 공유하자면,
일단 자신들의 경쟁자를 이렇게 "찬양"하는 것은, 하셉 본인도 좋지 않다고 했지만 전 오히려 브랜딩 측면에서 굉장히 똑똑하게 플레이 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경쟁자들의 장점을 분석하고 배울줄 안다는 것을 부각하면, 본인을 더 매력적인 투자자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물론 VC투자자에 한정해서 선정한 것이지만, 크립토 투자를 떠나서 투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각각의 투자자들의 성향을 잘 살펴보고 배울 점이 있으면 배워보는 것도 좋은 거 같습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투자에도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라서, 각자의 성향을 잘 파악한 다음에 성향에 맞는 롤모델을 만드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카일을 되게 좋아했고, 예전에 투자를 할 때도 카일과 비슷한 방식의 투자를 하려고 노력했었는데 지금은 또 저만의 방향성을 찾고있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또, 이들 모두 찬양의 대상이지만 우상화는 하면 안되는게. 크리스 딕슨도 그렇고 카일도 그렇고 뇌절 투자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무조건 이들이 하는 것을 우상화 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VC 업의 본질은 1개의 대박이 9개의 뇌절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에 있기 때문에. 뇌절을 잘 하는 것 또한 투자자의 덕목인가 싶기도 하네요.
하셉의 원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x.com/hosseeb/status/2008562546853261497?s=46&t=HsLVoWShV6YaRZiwG2br3Q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