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듣고 배운 부분들은 정리해서 드립니다.
1. 투자를 집행하기전에 시장의 "순서(Sequence)"들을 잘 나열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가 하나의 테마였던 2021~2022 불마켓 때, 많은 투자자들이 실수했던 부분이 바로 순서의 정렬(Sequencing)이었다. 우리는 메타버스 세상이 펼쳐지면 블록체인이 자산을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상상하면서도, 그것이 되려면 어떠한 것들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심도있게 고민하지 못했다.
가령,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도 없고 법안도 없는 상태에서 "가상세계의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논리적이지 않는데, 그런 사고 없이 그저 메타버스가 미래라는 생
각만으로 근시안적으로 시장을 바라본 것. 이 관점은 지금 시장 상황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것.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오려면 무엇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
2. 시장의 엑싯 구조도 많이 변화되고 있다.
크립토 회사들의 M&A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 때문에 VC들의 후속 라운드 투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토큰"말고는 엑싯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는데, 지금은 M&A도 많고, 기업공개(IPO)가 되는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VC들의 엑싯 시나리오들도 다양해지는 중.
판테라는 이 모든 것의 시작이 써클의 IPO라고 생각. 선례가 만들어내는 힘은 확실히 강력하다.
3. DAT의 퀄리티는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고, 유용하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IB(투자은행)들은 자산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해야 최대한의 가치를 뽑아낼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사람들이고, DAT는 그러한 것의 디지털 자산 버전이다. 크립토와 DAT의 관계는 원유와 정유사의 관계다. 물론 사람들은 원유를 살 수도 있지만, 정유사는 그 원유를 정체하고, 공급하고, 다양한 파트너십을 맺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효율화"를 해준다. 그게 바로 DAT 회사들의 역할이다.
어떤 DAT가 더 나은 DAT인지에 대해서는 시장이 평가할 것.
4. 토큰화는 단순히 기존 자산을 토큰화하는 게 포인트가 아니다.
지금 많은 자산들이 토큰화가 되고있지만, 이건 그냥 기존에 존재하는 자산을 체인으로 옮긴 것 뿐이다. 이는 마치 초기 인터넷 시대에 종이 신문을 디지털 신문으로 옮긴 것을 가지고 "혁신이다."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진짜 중요한 것은 토큰화를 통해서 새로운 금융 상품들을 만들고, 새로운 자산군을 만드는 것이다.
5. 프라이버시 그 자체가 프로덕트인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
프라이버시가 떠오르고 있는데, 그것 자체가 해자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물음표. 프라이버시는 기능 중 하나이지 그 자체가 프로덕트는 아닐 것.
결국 누군가가 프라이버시 기능을 통해서 혜택을 보고, 그 가치가 어딘가로 흐르겠지만 프라이버시에 집중한다고 해서 그게 "투자할만한" 엣지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거리가 있음.
6. 마일스톤 베스팅이 가장 합리적이지 않나.
요즘 트위터 타임라인에 베스팅 스케줄 관련해서 이야기들이 많은데, 사실 가장 합리적인 것은 마일스톤 기반의 베스팅 스케줄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생각. 물론 이게 팀들에게 선호받을 수 있는 모델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음.
7. L1 부흥기는 지속될까?
L1시장이 유지될 거 같기는 하지만, 이번 사이클과 지난 사이클같은 부흥기는 오기 어려울 것.
하지만 지금 시장이 안좋아서 부정적이게 말하는 것은 너무 결과론적임. 시장이 좋았을 때 말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L1들에 대해서 비관적인 지금이 새로운 투자적 기회들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 크립토 시장처럼 기술이 역동적이게 바뀌고 있는 곳에서 어떠한 것이 '죽었다.' '끝났다.' 라고 이야기 하는 것만큼 극단적인 관점도 없다.
FTX 사태 때, 소위말해 오피니언 리더들이 "솔라나가 죽었다."라고 했지만 그 때 솔라나에 투자한 사람들은 큰 돈을 벌었듯이 말이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봤을 때 이제 범용 체인들은 크게 필요가 없고, 특정 유즈케이스에 집중하는 체인들은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여기서 제가 느낀 점들은 이렇습니다.
1. 확실히 투자를 할 때 시간지평(투자를 하고서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의 범위)을 굉장히 넓게 잡아야 한다는 것. zk던, 토큰화던 오래전부터 이야기 나오던 것들이 이제 서서히 뭔가를 만들어내듯, 투자에는 인내심이 필요. 물론, 10년전에 투자한 것들이 10년후에 잘 될 확률은 거의 없고, 분야에 대한 관점을 길게 가져갈 것.
2. 불마켓이던 베어마켓이던 시장 상황에 쏠리지 말고, 프로덕트의 순서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볼 것. 우리가 생각하는 크립토의 미래가 펼쳐지기 위해서 어떠한 것들이 선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것.
3. 투자를 진행할 때, 과연 시장이 그 프로덕트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 내가 이해해도 시장이 이해하지 않으면 가치는 만들어지지 않음.
4. 확실히 투자의 방향성이 인프라에서 금융, 컨슈머 앱으로 많이 바뀐 느낌. 이 투자들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 중요할 거 같다. 금융과 컨슈머 앱들에서 새롭고 재미있는 사용사례가 나오지 않으면 참 어려워지지 않을까.
팟캐스트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wIh8KZOHWB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