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을 꾸준히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멀티코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VC 중 하나입니다. 뭐, 중간에 뻘소리도 많이 하고, 모든 관점에 동의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솔라나’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뚝심 있게 밀고 나갔고, 실제로 솔라나 재단을 제외하고 써드파티 중에서 솔라나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한 집단을 고르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 없이 멀티코인을 꼽을 겁니다.
그 정도로 멀티코인은 자신들의 투자에 확신이 있고, 자신들이 그린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전개하는 플레이어인데요.
실제로 멀티코인은 메사리, 델파이가 등장하기 전부터 VC로서 자신들만의 투자 관점을 형성하고, 이에 대한 근거를 만들며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던 집단이라 ‘크립토 리서치의 원조’격으로 언급되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요즘도 시간이 나면 멀티코인의 콘텐츠를 많이 살펴보곤 합니다.
그리고 그 멀티코인이 솔라나의 새로운 내러티브로 밀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 캐피탈 마켓’이죠.
카일 사마니가 이야기하는 자세한 내용들은 생략하고, 결국 이들이 주장하는 핵심은 “디지털 시대에는 디지털 기준에 맞는 새로운 프로토콜이 필요하다.”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공감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 주식을 거래하고 자본을 거래하고 청산하는 데 2일이 걸린다는 것은 사실 꽤 불편한 일입니다. (보통 주식 거래를 할 때 청산이 되기까지 2일이 걸리는 이유는, 거래 이후 청산기관과 결제기관, 그리고 은행의 청산 및 결제 업무를 거치는 등 다양한 절차를 통해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카일 사마니가 이야기하는 ‘인터넷 캐피탈 마켓’의 예시를 보면 생각이 많아집니다. 앞으로 인터넷 캐피탈 마켓이 활성화되면 뉴스 기사마다 칼시나 폴리마켓 같은 예측 시장 앱들이 붙어서, 유저들이 정보를 보고 바로 예측 시장에 참여하거나 토큰을 매수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또, 사람들은 문자 메시지로 트레이딩을 할 수 있게 되고, 팟캐스트를 보면서 트레이딩을 할 수 있게 되며, 그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자산을 트레이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카일의 설명입니다.
아마 좋든 싫든, 카일이 이야기하는 인터넷 캐피탈 마켓의 시대는 올 겁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방향성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생각은 듭니다. 정보를 얻는 이유가 꼭 트레이딩을 하기 위해서만 있는 것은 아닌데, 트레이딩이 너무 쉬워지면 ‘트레이딩을 장려하는 환경’에 놓이게 될 것 같거든요.
사실 이게 말이 좋아서 ‘트레이딩’이지, 이 중 일부는 도박의 영역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런 환경은 성향에 맞는 디젠들에게는 편리하고 흥미로운 시대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꽤 피로한 세상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솔라나가 지향하는 방향성이자 엔드게임이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이게 꼭 솔라나여야 하는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오히려 문자 메시지로 트레이딩하는 기능은 솔라나보다 리알로(Rialo) 가 더 먼저 구현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주식과 같은 오프체인 자산에 대한 트레이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이도 최근에 로봇을 수이로 컨트롤 하는 시연을 하면서, 오프체인에 있는 로봇들과 수이 블록체인의 연결이 손쉽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죠.
아마 앞으로 블록체인 인프라의 발전은 기존에 써드파티에 의존하던 기능들을 한 체인으로 통합하는 시대가 올거라는 점에서, 인터넷 캐피탈 마켓을 구현하기에 더 이상적인 플랫폼들이 더 많이 나올 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걸 차치하고, 그냥 뭔가 모든게 다 트레이딩 가능해지면 그냥 굉장히 피로해질 거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안하면 되겠지만.
카일 사마니의 인터넷 캐피탈 마켓 발표영상: https://x.com/theallinpod/status/1973477333165314371?s=46&t=HsLVoWShV6YaRZiwG2br3Q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