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USDT, USDC 양강 시스템으로 흘러가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균열이 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사이클에는 이 양강 시스템을 거래소 주도의 바이낸스, 체인 주도의 테라가 무너뜨리려고 했다면, 이번 사이클에선 거래소 주도의 하이퍼리퀴드, 프로토콜 주도의 에테나가 주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스테이블코인이 이 업계에서 PMF를 찾은 프로덕트이니만큼, 지난 사이클에 이어 이번 사이클에서도 굉장히 큰 밥그릇 싸움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지난 사이클에서도 그랬듯, "결국 테더와 써클이 이기는 거 아니야?" 하고 넘길 수도 있지만 이번 경쟁에서 눈여겨볼 것이 있습니다.
바로 권력의 다이내믹스가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래는 체인들이 테더나 써클을 "모셔오는 것"이 중요한 KPI 중 하나였습니다. 어떤 체인은 테더나 써클을 런칭하기 위해 이들에게 수십억을 지불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발행사가 철저한 갑의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권력의 역학 구조는 하이퍼리퀴드, 에테나 등의 등장으로 조금 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이퍼리퀴드는 엄청난 시장을 만들어 놓은 다음, 공식 스테이블코인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혜택이 부여되는 스테이블코인의 티커를 경매로 내놓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들로 하여금 경매에 참여하게 했습니다. 여기에 다양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어 어필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죠.
에테나는 메가이더와의 협업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수익을 메가이더 생태계로 환원하는 플라이휠을 가진 스테이블코인을 내세워 메가이더로 하여금 자신들이 발행하는(자신들의 스택으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을 채택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두 사건은 다른 시점에 벌어졌지만,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에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가 가졌던 비즈니스적 모앳을 생태계로 환원하는 것."
이 둘의 등장은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쉽게 양강 시스템으로 흘러가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언제나 경쟁은 즐겁습니다. 그리고 그 경쟁이 생태계 친화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더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돌고 돌아서 스테이블코인 헤게모니 싸움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