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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s Catalla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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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M, SVM, MOVE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는데,

게시
2025.09.02 17:38
조회
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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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직까지 프로토콜 수가 EVM에 편향된 것은 결국 EVM이 빌더들을 모으기가 쉽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더리움이 무려 10년간 개고생하며 개발자 생태계를 꾸려놓은 노력을 한순간에 뒤집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죠.

투자에서 복리가 무섭듯, 이쪽에서도 “오랜 시간 축적한 데이터와 생태계”를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생태계가 EVM 편향으로 가는 것이 좋으냐 하면 또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유의미한 도전을 하는 팀들은 계속 나와야 한다고 보는데, 문제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들고 나오면 이더리움이 걸어온 길을 똑같이 걸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결국 자본을 막대하게 모아 그 시간을 줄여보려는 것이고, 수이의 경우는 초기부터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일 리가 만무하니 팀이 직접 쇼케이싱을 하는 것이죠. (실제로 빌더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이 팀만큼 빌더들과 주기적으로 소통하며 개발을 도와주는 팀도 없다는 피드백이 있었는데, 이는 그만큼 자신들이 개발자 생태계 측면에서 약세임을 인지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겠죠.)

지금 당장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어떤 언어가 더 채택이 잘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SVM은 잘 모르겠습니다. 솔라나 이후로 당장 뚜렷하게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오고 있지는 않은 것 같고, 포고체인이나 다른 SVM 기반 체인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생태계를 잘 꾸려내느냐에 따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겠죠.

수이의 Move 같은 경우는,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생태계가 나름대로 꾸려지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Sui Move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블록체인(IOTA나 Talus, 리알로도 아마 기대해볼 수 있겠죠. 아직 100%는 아니지만)이 꽤 나오고 있고, 여기서 또 자체적인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어나가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장도 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 이상 “Another EVM chain” 따위에 혹하는 리테일 유저들은 사라지고 있고, 따라서 EVM이 치트키가 되는 세상도 이제는 지났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이퍼리퀴드, 모나드, 메가이더는 이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Move 쪽은 재미있는 인프라들도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래밍 언어와 개발자 생태계에 대한 판단은 꽤 장기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바라는 점은, 수이가 헝그리 정신을 가지고 개발자 생태계를 키우는 데에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더리움은 자본이 많지는 않았지만, 초창기 특유의 낭만과 그라인딩으로 개발자 생태계를 만들어냈습니다. 그걸 단순히 몇 가지 우월성과 차별성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겠죠.

『주역』에 보면 “지중생목승 군자이순덕 적소이 고대(地中生木乘 君子以順德 積小以 高大)”라는 말이 있습니다.

“땅속의 싹이 나무로 자라고 마침내 큰 나무로 성장하는 것처럼, 군자도 그 본연의 덕성에 따라 작은 선이라도 가볍게 보지 않고 쌓아 큰 것을 이루지 않으면 안 된다”

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무엇이든 처음부터 큰 것을 기대하지 말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쌓아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저는 수이가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생태계 주도의 큰 프로젝트도 나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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