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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를 배워야겠다고 느낀 이유

게시
2026.06.1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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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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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1. 시스템은 얻었는데, 내 잔고가 녹는 걸 눈뜨고 보고만 있었던 날

GPT 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챗봇 정도로는 써왔습니다.
AI 자체에 노출된 건 오래됐지만, 에이전틱 코딩 단계로 들어간 건 작년부터였습니다.
Perp 파밍을 수동으로 돌리다가 계정 수가 늘어나니 손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됐습니다.
그러다 AI 와 개발을 둘 다 아는 분께 아이디어를 구했고, 우분투 서버에서 양방향 API 자동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밥 한 끼 사드리며 다섯 시간 정도 세팅을 배웠습니다.
웹 매크로 정도는 만져봤지만 이건 차원이 달랐습니다.
거래소를 켜지도 않았는데 주문이 체결되고 포지션이 관리됐습니다.
처음엔 그게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충격은 그 다음에 왔습니다.
일주일 뒤 서버에 지금은 흔하게 보는 몇 가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잔고는 계속 꼬이고 있었고, 저는 터미널 앞에서 서버 접속 명령어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결국 물어물어 겨우 해결했습니다.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과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걸요.
내 돈을 굴리는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고, 왜 망가지는지조차 모른다는 건 생각보다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2. 클라우드 AI 가 답을 안 해주기 시작한 날

지금 거래소 랭커들은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퀀트 봇을 사용합니다.
퍼시피카나 01.xyz 처럼 포지션을 공개하는 곳들도 많습니다. (위 사진, 대부분의 거래소 상위권은 다 봇임)
역엔지니어링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전략이 존재했고, 일부는 셀프 필링 같은 구조를 사용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습니다.
클라우드 AI 에는 정책이 있습니다.
답할 수 있는 영역과 답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경계는 점점 늘어났습니다.
최근에는 Fable 5 조차 정상적인 코드 수정 과정에서 권한을 요구하거나 Opus 로 폴백되는 경우를 자주 봤습니다.
그날 직감했습니다.
로컬 모델이 뜨는 이유는 자유 때문이 아니라 통제권 때문이라는 걸요.
누군가의 정책 변화나 서비스 방향과 상관없이, 내가 필요할 때 필요한 수준까지 사용할 수 있는 도구.
그 수요는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3. 이제는 모두가 75 점에서 출발하는 시대

지금 프론티어 모델은 정말 강력합니다.
예전 같으면 전문가가 며칠 걸려 만들 결과물의 75 점 수준까지는 누구나 도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나만의 능력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제 모두가 같은 도구를 씁니다.
모두가 비슷한 수준의 초안을 만들고, 비슷한 수준의 코드와 자료를 얻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남은 25 점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AI 가 사용자 편향에 끌려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판단하는 능력.
결과가 맞는지 검증하는 능력.
실패했을 때 원인을 찾는 능력.
그 부분은 아직 사람의 영역이고, 사실 더 중요합니다.
AI 는 75 점까지는 빠르게 올려주지만, 스스로 95 점을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GPT 챗봇 시절에는 AI 를 쓸지 말지가 취향에 가까웠습니다.
지금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AI 를 안 한다는 건 생산성을 조금 포기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남들이 이미 75 점에서 출발하는 시대에 혼자 0 점에서 시작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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