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이후 나타난 일본 주식의 급락은 일본과 미국의 재정 악화와 연계된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아니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 강화와 그에 따른 일본은행의 긴축 가속 전망에서 비롯된 실질금리 상승, 이른바 나쁜 금리 상승에 주로 기인한다는 것이 씨티의 판단입니다. 최근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3%를 상회하는 가운데 닛케이 225와 토픽스가 동반 급락한 것은 전형적인 나쁜 금리 상승의 양상이며, 통상적인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에 따른 명목금리 상승을 동반하고 실질금리 상승이나 금 가격 하락을 수반하지 않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일본과 미국 모두에서 실질금리가 상승했고 금 가격이 하락했으며 미국 국채 기간 프리미엄이 축소되었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그 배경으로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대응 기조를 재확인한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강화되고, 이것이 일본은행의 긴축 가속 전망으로 이어진 점이 지목됩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금리 인상 기대 강화에서 비롯된 이러한 나쁜 금리 상승은 빠르게 종료되었으며, 평균 조정 기간은 영업일 기준 약 20일 수준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일본과 미국의 금리 인상이 빠르게 가격에 반영된 만큼 조정 기간이 평균보다 짧을 수 있으며, 씨티의 메인 시나리오는 9월 FOMC(9월 15~16일)와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9월 17~18일)를 전후해 조정이 마무리되는 것입니다. 조정 국면에서는 통상 디펜시브(저베타, 저변동성)와 밸류(저PBR, 고배당) 스타일이 유효하게 작동하며, 중소형주와 내수 디펜시브(음식료, 소매) 및 은행·보험이 상대적으로 아웃퍼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쁜 금리 상승 이후의 주식 조정은 역사적으로 금리 인상에도 경기와 기업 실적의 견조함이 확인되며 주가가 반등하는 경우와,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 우려를 키워 장기금리 하락과 주가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로 나뉘는데, 현재는 일본과 미국의 기업 실적이 강하고 경기 침체 징후가 없다는 점에서 전자의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중기적으로는 기대 주도의 장기금리 상승이 정점을 지난 뒤에도 일본과 미국의 재정 악화 우려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대한 경계가 뿌리 깊게 남아 있어, 양국 중앙은행 이벤트를 소화한 이후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과 통화 약세, 금 가격 상승을 수반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재부상할 수 있습니다. 장기금리와 일본 주식의 관계는 단기적으로는 역의 관계이나 중장기적으로는 정의 관계이며, 최근 일본의 장기금리 상승이 경기 회복보다는 수입 인플레이션(유가, 관세)과 재정 확장, 완화적 통화정책에 기인하는 만큼 인플레이션이 일본 기업 실적을 크게 끌어올려 금리 상승과 주가 상승이 공존해 왔습니다. 따라서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재부상할 경우 일본 주식은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으며, 투자 전략으로는 장기적으로 모멘텀 종목에 무게를 두되 단기 금리 변동성 헤지로 저베타·밸류 종목을 병행하는 바벨 전략이 권고됩니다. 최근 금 가격과 일본 주식의 장기 모멘텀 팩터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 점도 이러한 접근을 뒷받침하며, 실제로 고베타·고모멘텀과 저베타·밸류를 결합한 바벨 전략은 최근 토픽스를 지속적으로 아웃퍼폼해 왔습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는 통화가치의 하락에 대비하는 투자전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