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과거의 것을 재해석 하는데, 그 재해석의 폭이 상당히 작기 때문에.
요즘에 나오는 케이팝 음악을 보면 이 문화의 정체라고 하는 현상이 확 체감됨.
키키 = 일렉트로팝
빅뱅 = 뉴로펑크
튜이드 = UK 거라쥐
이 노래들이 구리다고 말하는 건 아님. 다 잘 만든 노래들인 것은 분명함.
그런데 우리 문화를 이끄는 집단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이 그 원류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에서는 약간 아쉬움이 있음.
사실 이건 케이팝 산업이 글로벌 시장을 기본으로 깔고 가고, 그렇기에 생산에 참여하는 이들도 글로벌 수준으로 가져오기 때문인 것 같음.
전체적인 퀄리티는 올라가지만 한국만의 독창적인 색깔이 사라져버림.
요즘 케이팝 음악이 듣기에는 좋지만 아이코닉함은 없음. 뭐 사실 근데 나도 과거 케이팝 음악을 좋아하는 편은 아님. 다만 케이팝만의 그 감성은 분명 존재했음.
이제는 그게 북유럽 작곡가들이 만든 매우 정교한 사운드와 구성으로 그게 대체됨.
인터넷과 알고리즘으로 세상의 문화가 하나의 피드에 섞여버리기 때문에 각 지역만의 문화가 점점 옅어지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 것 같음.
그러나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음악 씬(scene)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단절이 어느 정도 필요함.
시애틀의 그런지, 뉴욕의 평크, LA의 힙합, 브리스톨의 트립합 모두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에 동네 아티스트들끼리 서로 영향을 받으면서 사운드가 발달한 거임.
이제는 모두가 인터넷으로 이어져있는데, 인터넷에서도 알려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더 좋아할만한 것'을 만들어야 되는 아이러니함이 있음.
그러면 무난하고 대중적인 사운드, 익숙한 과거의 것을 재해석하는 것이 제일 쉬워지고 이를 택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거임.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나의 지역에 있는 사람들과 교류할 필요도 없어짐.
이러한 현상이 극단으로 이어진다면 세상 모든 나라의 문화가 같아지는 결과를 낳게 됨.
그래서 이것도 반대급부를 취하게 되면 반사이익을 받을 확률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