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향후 3~4년 내에 '우주 데이터 센터(Data Centers in Space)'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겁니다. 제1원칙(First Principles)으로 생각하면 데이터 센터는 무조건 우주에 있어야 합니다.
1. 전력: 우주에서는 24시간 태양광 발전이 가능합니다. 대기가 없어 태양광 효율이 지상보다 30% 높고, 전체적으로 6배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밤이 없으니 배터리도 필요 없죠. 가장 저렴한 에너지입니다.
2. 냉각: 데이터 센터 비용과 무게의 대부분은 냉각 시스템입니다. 우주의 그늘진 곳은 절대온도에 가깝습니다. 라디에이터만 달면 냉각이 공짜입니다.
3. 통신 속도: 지상의 광섬유 케이블보다 진공 상태에서 레이저를 쏘는 게 더 빠릅니다. 위성 간 레이저 통신(Laser link)을 하면 지상 데이터 센터보다 연결 속도가 더 빠르고, 스타링크처럼 사용자 폰에 직접 연결하면 지상의 복잡한 네트워크 단계를 거칠 필요도 없어집니다.
유일한 장벽은 발사 비용인데, 스페이스 X의 스타십(Starship)이 이를 해결해 줄 겁니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스페이스 X, XAI를 융합하려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습니다.
Q: 역사적으로 공급 부족 뒤에는 항상 과잉 공급(Glut)이 왔습니다. 지금의 컴퓨팅 부족 현상도 결국 과잉 공급으로 끝나지 않을까요?
A: AI는 소프트웨어와 달리 사용할 때마다 연산(Compute)을 소모합니다. 수요는 엄청납니다. 하지만 과잉 공급을 막아주는 자연적인 제동 장치(Governor)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TSMC입니다. 그들은 과거의 경험 때문에 과잉 투자를 극도로 경계하며 보수적으로 증설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전력(Power)입니다. 전력을 구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이 두 가지 제약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폭발적으로 초과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전력 제약은 최고의 효율을 내는 칩(엔비디아 등)에게는 호재입니다. 전력이 제한되면 와트당 성능이 가장 좋은 칩을 써야 하니까요. 전력 문제는 결국 천연가스와 태양광으로 해결될 겁니다. 원자력은 너무 오래 걸립니다.
Q: 반도체 벤처(VC) 시장은 어떤가요?
A: 엔비디아의 성공 덕분에 반도체 VC 붐이 다시 일어났습니다. 과거에는 50대 엔지니어가 창업하는 지루한 분야였지만, 이제는 수많은 부품(케이블, 광학 등)을 만드는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혼자 모든 걸 할 수 없기에 이런 생태계의 부활은 필수적입니다.
SaaS 기업의 위기
Q: 기존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은 AI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많은 SaaS 기업들이 과거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이 아마존(e커머스)을 무시했던 것과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그들은 80~90%에 달하는 높은 마진율을 지키려다 AI 도입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AI는 연산 비용 때문에 마진율이 30~40%대로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AI 네이티브 스타트업들은 낮은 마진을 감수하고 치고 들어옵니다. Salesforce나 ServiceNow 같은 기업들은 지금 당장 마진율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적극적으로 'AI 에이전트'를 도입해야 합니다. "불타는 플랫폼(Burning platform)"에서 뛰어내려야 살 수 있습니다. 지금은 생사가 걸린 결정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이기적인 질문 하나 할게요. 제 아들이 제가 하는 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당신은 어떻게 이토록 열정적인 투자자가 되었나요? 젊은 친구들에게 이 직업을 어떻게 소개하시겠습니까?
A: 저는 투자가 어느 정도는 '진실을 찾는 과정(Search for truth)'이라고 믿습니다. 남들이 아직 보지 못한 진실을 먼저 찾아서 맞추면 알파(초과 수익)를 얻는 거죠.
저는 어릴 때 역사를 좋아했습니다. 2학년 때 아빠 차를 타고 등교하며 2차 대전 역사를 다 훑었죠. 그러다 보니 현재의 사건(Current events)에 관심이 생겼고, 신문과 잡지를 탐독했습니다.
대학 때는 공부보다 암벽 등반에 미쳐 있었습니다. 스키장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여름엔 강 가이드, 숄더 시즌엔 등반을 하며 야생 동물 사진가나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이었죠. 스키장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며 사람들이 저를 투명 인간 취급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딱 한 번 금융사(Donaldson, Lufkin & Jenrette)에서 인턴을 하게 됐는데, 거기서 리서치 보고서를 읽고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투자는 '역사에 대한 지식'과 '현재 사건에 대한 이해'를 결합해 '미래를 예측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기술과 운이 결합된, 제가 본 가장 흥미로운 게임이었죠. 저는 스포츠나 체스, 포커는 잘하지 못했지만, 주식 시장이라는 패리뮤추얼(Pari-mutuel) 베팅 시스템에서 어떤 주식이 잘못 가격 매겨졌는지 찾아내는 데에는 경쟁력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경쟁심이 강한데, 유일하게 잘할 수 있었던 게 바로 투자였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이것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