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주식시장에는 떨어지는 칼을 잡지 말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요즘같은 하락장에 섣불리 매수하러 뛰어들지 말라는 뜻이다. 실제로 떨어지는 칼을 받으면 심장에서 피가 흐른다. 그것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안다. 30시간을 깨어있어도 잠이 오지 않는다. 칼을 받아내며 흘린 피의 양이 다시 시장이 이성을 찾았을 때 (그때까지 과다출혈로 죽지 않고 다행히 살아있다면) 보상받는 현금의 양에 비례한다.
떨어지는 칼을 받아내면 사람은 피를 흘린다. 그런데 쇠와 전기밖에 없는 로봇이 받아도 그럴까?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주가지수인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어제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고도 오늘 또다시 일주일째 폭락을 거듭한다. 아직 죽은 사람이 없다면 주가가 너무 빠른 속도로 떨어져서 죽을 기회를 주지 않았을 뿐이다. 극심한 우울증 환자도 우울의 극단 속에서는 오히려 자살 시도를 하지 않는다. 자살을 감행할 기운조차도 없기 때문이다.
8.
이번주 내내 이제껏 본적이 없는 강한 신호를 “HE”가 뿜어낸다. 트랜지스터에는 피가 흐르지 않아 이토록 거침없이 칼을 받아내는 것일까.
지금 이 순간 VIX지수는 49.13이다. 숫자에서 진한 피비린내가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