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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잡상 : 네이버와 두나무 - 상상의 나래]

게시
2025.09.25 20:48
조회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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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계열사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왜 이런 시도를 하고 있을까. 지극히 외부인 관점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면.

언뜻 떠오르는 유사 사업모델로 미국의 써클과 코인베이스가 있다.

써클은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회사고, 코인베이스는 미국에서 가장 큰 암호화폐 거래소다.

써클은 미국 국채를 담보로 USDC를 찍어내고, 코인베이스는 이를 거래소를 통해 유통한다. 그리고 둘은 USDC로 발생하는 수익을 나눠 갖는다.

코인베이스는 겉으로는 중앙화 거래소(CEX)지만, 최근엔 Base라는 자체 레이어2 체인을 만들고 탈중앙 DEX 기능까지 열어가고 있다. 본업은 여전히 중앙화 거래소지만, 앱이나 지갑을 통해 온체인 스왑도 되고, DEX 유동성에도 접근할 수 있게 길을 내주고 있는 거다. 말하자면 CEX와 DEX의 경계에 다리를 놓고 있는 셈.

두나무도 비슷하다. ‘기와(GIWA)’라는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 체인을 선보였고, ‘기와 월렛(GIWA Wallet)’이라는 웹3 지갑 앱도 내놨다. 아직은 데모지만 방향성은 뚜렷하다. 업비트라는 전통적 거래소 틀을 넘어 온체인 생태계와 사용자의 일상 지갑 속으로 파고들려는 시도다.

우리가 쓰는 돈과 블록체인의 암호화폐는 마치 두 개의 다른 세계 같다. 하나는 은행, 카드, 증권사를 통해 움직이는 현금·원화·달러의 세계, 다른 하나는 블록체인 위에서 컴퓨터 코드로 흘러다니는 코인과 토큰의 세계.

그동안 이 두 세계를 이어주는 관문은 업비트나 코인베이스 같은 중앙화 거래소(CEX)였다. 쉽게 말해 원화 내고 비트코인 사고, 달러 내고 이더리움 사고팔 수 있게 해주는 환전소 겸 증권사 역할이었던 거다.

그런데 이제 이들이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 단순히 환전만 해주는 게 아니라,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도로망 자체를 까는 중이다. 코인베이스의 Base, 두나무의 기와 같은 레이어2 체인이 그 예다.

즉 “우리 플랫폼 안에서만 사고팔라”는 게 아니라, 직접 도로를 놓아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길을 넓히는 단계로 간 거다.

거래소 입장에서 보면, 블록체인과 지갑을 만든다는 건 거래 수수료 원툴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다. 트랜잭션이 발생하면 가스비 수익이 생기고, 지갑에서는 스왑 수수료, 브릿지 수수료, 스테이킹 대행 수수료까지 얹을 수 있다. 나아가 디파이가 커지면 예대마진이나 청산 수수료까지도 먹을 수 있다. 말 그대로 네트워크+지갑+온체인 금융까지 아우르는 종합 수익모델.

두나무가 혼자 업비트만으로 갈 때와, 네이버라는 거대한 플랫폼 자회사로 편입될 때는 그림이 다르다. 네이버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웹툰과 콘텐츠로 이미 조 단위 매출을 올리고, 네이버페이는 연간 40~50조 원대 결제를 처리한다. 신뢰도와 영업망이 탄탄하다.

만약 네이버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그게 네이버페이 결제망과 연결되며, 동시에 업비트의 기와 체인 위에서 유통된다면? 두나무는 든든한 수요처를 확보하는 셈이다. 거래소라는 좁은 무대를 넘어 생활·콘텐츠·결제 생태계 속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스며드는 그림이 나온다.

여기서 시선이 두나무에만 머물 수 있다. 그러면 이 구조가 두나무에게만 유리한 것일까? 아니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얻을 게 많다.

네이버페이는 현재 카드사와 PG사를 거쳐 결제를 처리한다. 수수료는 1~2%대고, 그중 상당 부분은 카드사 몫으로 빠져나간다. 네이버가 실제로 가져가는 이익은 얇다. 그런데 스테이블코인으로 가면 중간 수수료가 줄고, 네이버·두나무가 네트워크 가스비나 스왑 수수료 같은 새 수익을 직접 가져갈 수 있다.

즉 지금은 카드사 구조에 묶여 실익이 제한적이지만, 스테이블코인 체계로 넘어가면 수수료 부담은 줄이고 자체 수익은 늘리는 그림이 된다.

네이버페이로 결제를 하면 언뜻 네이버가 내 돈을 상점에 바로 주는 것 같지만, 실제론 카드사나 은행을 거쳐 흐른다. 네이버는 은행이 아니기에 예치금을 굴릴 수 없고, 전자금융업자로서 수수료만 챙긴다. 충전금 역시 지정 은행의 신탁 계좌에 보관된다. 그래서 결제 규모가 수십조여도 네이버파이낸셜이 손에 쥐는 실질 이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네이버 입장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자회사 네트워크에서 유통한다면 꽤 훌륭한 사업모델이 되는 거다. 지금까지는 네이버쇼핑이나 콘텐츠 결제에서 들러리에 가까웠다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구축하면 진짜 인프라의 중심, 금융 네트워크의 핵심 플레이어로 올라설 수 있다.

어쩌면 네이버-두나무 결합은 써클-코인베이스보다 더 강력한 조합일지도 모른다. 물론 달러와 원화라는 차이가 있어 기업가치가 더 커지긴 어렵겠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이 신선한 결합에 지지하는 쪽이다. 협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규제 당국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림 자체는 나쁘지 않다. 네이버·카카오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만 거론되었을 땐 별 기대가 없었는데, 이번엔 확실히 구도가 보인다.

부디 아름다운 결론으로 이어지길. 물론 금융당국의 규제가 끝판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정부라면... ㅎ

2025.09.25 작성 양동신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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