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은 EBOB gasoline/Brent crack이 약 $39.8/bbl
왜 유가는 단순히 브렌트유 가격만을 의미하지 않는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유가(oil prices)’라는 표현을 원유, 디젤, 휘발유 가격을 뭉뚱그려 설명하는 데 사용하곤 했다. 사실 그게 꼭 틀린 표현도 아니었다. 당시에는 이 가격들이 서로 상당히 밀접하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 세계 정제능력은 점차 줄어들었다. 중동, 중국, 아프리카에는 일부 초대형 정유공장이 새로 건설됐지만, 대서양 연안을 중심으로 더 작고 오래된 정유공장들은 구조조정되거나 폐쇄됐다.
그리고 미국-이란 전쟁이 터졌다. 중동의 정유시설들은 공격을 받았고, 정상 가동 상태로 빠르게 복귀하지 못했다. 아시아의 정유시설들도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원유 공급에 차질을 겪었지만, 이후 원유 조달처를 다양화하면서 결국 최대 가동률 수준까지 생산량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중국 정유사들은 정부가 정한 석유제품 수출 쿼터 때문에 생산량이 제한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들을 드론으로 끊임없이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 모든 요인이 겹치면서 정제능력 부족이 발생했다. 정유능력이 제한되면 제품 크랙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진다. 크랙스프레드는 정제제품 가격과 원유 가격의 차이를 뜻한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이제는 ‘유가’라는 표현을 원유와 정제제품 가격에 똑같이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원유 가격인 브렌트유와 디젤 또는 휘발유 가격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따라서 현재 같은 환경에서는 브렌트유 같은 플랫프라이스가 하락한다고 해서 디젤이나 휘발유 가격도 똑같은 방식으로 하락한다고 볼 수 없다.
정제능력 부족은 러시아, 중국, 중동의 정유시설 중 일부 또는 전부가 더 높은 처리량으로 다시 가동되기 시작하거나, 대규모 수요 파괴가 발생하기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시장을 괴롭히고 있는 터무니없이 높은 운임도 잊으면 안 된다. 높은 운임은 정유시설에 실제로 인도되는 원유의 가격을 끌어올린다.
정제제품 가격에는 단순한 원유 플랫프라이스만이 아니라, 투입비용 전체가 반영돼야 한다.
그때까지는 여러분이 말하는 ‘유가’가 정확히 어떤 유가를 뜻하는지 좀 더 명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우리는 예전의 좋았던 시절과는 이제 한참 멀어졌다.
-JUN 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