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유전자 편집 기술 ‘Prime Assembly’, 여러 돌연변이를 한 번에 교정
부제
Prime editing을 기반으로 하며, 여러 환자에게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유전자치료제로 가는 길을 앞당길 가능성
유전체 편집은 질병을 치료하거나 완치할 잠재력이 크지만, 아직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대부분의 기술은 정확한 위치를 지정하지 못하는 유전자 전달 방식에 의존하거나, 환자마다 개별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짧은 DNA 교정만 가능하다.
Harvard Medical School, Boston Children’s Hospital, Dana-Farber Cancer Institute 연구진은 이런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체 공학 기술인 ‘prime assembly’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살아있는 세포 안에서 긴 DNA 조각을 원하는 유전체 위치에 정밀하고 프로그래밍 가능한 방식으로 이어 붙일 수 있게 한다.
이번 연구는 9월 16일 Nature에 게재됐으며, 연구진은 이 기술이 향후 많은 환자에게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유전자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Prime assembly는 David Liu가 개척한 prime editing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Prime editing은 DNA 삽입, 삭제, 염기 치환을 정밀하게 수행하는 기술이다. CRISPR-Cas9처럼 DNA 이중가닥을 모두 자르는 방식과 달리, prime editing은 한쪽 가닥만 절단한다.
이 때문에 원하지 않는 위치가 편집되는 이른바 off-target 효과를 줄일 수 있어 안전성이 더 높을 수 있다.
하지만 기존 prime editing은 주로 작거나 중간 크기의 DNA 삽입에 제한돼 있었다.
문제는 많은 유전질환이 하나의 유전자 안에서도 수백 종류의 서로 다른 돌연변이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방식이라면 돌연변이마다 각각 다른 편집 전략이 필요하다.
반면 prime assembly는 하나의 방식으로 특정 유전자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돌연변이를 교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Prime assembly는 한 번의 과정에서 유전체의 특정 위치에 DNA ‘flap’을 만든다.
쉽게 말하면, DNA의 원하는 위치에 새 DNA 조각이 붙을 수 있는 ‘걸쇠’ 같은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 flap이 새롭게 조립된 DNA 조각을 붙잡고, 그 DNA 조각은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유전자 크기까지 될 수 있다.
이렇게 삽입된 DNA는 유전체 안에 영구적으로 통합된다.
공동 선임저자인 Daniel Bauer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Prime editing을 이용해 유전체의 각 가닥에 하나씩 flap을 만들면, DNA 교체가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날지를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prime assembly가 prime editing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유전자 편집 기술보다 off-target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장점 중 하나는 독성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위치를 지정하지 않고 DNA를 삽입하는 기존 기술은 잘못된 위치에서 잘못된 유전자를 활성화시킬 수 있고, 이 경우 암 발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
Prime assembly는 DNA를 목표 위치에 정확하게 삽입하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은 DNA 이중가닥 절단이나 이중가닥 DNA donor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두 과정은 세포 독성을 유발하거나 원하지 않는 세포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다.
Prime assembly의 또 다른 특징은 ‘분열하지 않는 세포’에서도 작동한다는 점이다.
많은 기존 유전자 편집 기술은 주로 세포 분열 중인 세포에서만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적용 범위가 제한된다.
반면 prime assembly는 비분열 세포에서도 작동할 수 있어 치료 적용 범위가 더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현재 prime assembly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더욱 높이기 위한 분자적 메커니즘을 연구 중이다.
또 실제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prime assembly 구성요소를 사람의 질병 관련 세포에 체내에서 직접 전달하는 방법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혈액질환 치료를 위한 조혈모세포가 주요 타깃 중 하나다.
Bauer 교수 연구팀은 과거에도 겸상적혈구병과 베타 지중해빈혈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초의 승인된 CRISPR 기반 유전자치료제의 과학적 기반 마련에 기여한 바 있다.
연구팀은 또 환자의 구체적인 돌연변이 종류와 관계없이 동일한 유전물질을 전달해 치료할 수 있는 방식도 연구하고 있다.
즉 환자 A와 환자 B가 같은 유전자에 서로 다른 돌연변이를 갖고 있더라도, 각각 다른 치료제를 만들지 않고 ‘정상 유전자 조각 전체’를 넣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아직 치료제가 없는 심각한 유전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