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이닉스가 했으니 우리도 업계 관행 따라야 한다
하이닉스는 과거에 삼성전자보다 훨씬 열위에 있었습니다. 제가 컨설팅회사에서 인턴할 때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는데 그때만 해도 하이닉스는 삼성전자 DS에 밀리니 새로운 사업을 찾아 나서자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블랙박스화된 하이닉스의 성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2021년 하이닉스는 인재 유치와 이탈 방지 목적으로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라고 합의하였습니다.
이때만 해도 하이닉스 영업이익 5조 원, 삼전 DS 영업이익 18.8조 원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후에 하이닉스에서의 HBM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빠르게 성공하고 작년 9월 상한제 폐지를 약속했습니다.
이런 전략적인 차원에서 노사합의가 이루어졌고 이사회 승인까지 모두 완료가 된 부분이기에 주주 동의도 있었겠죠.
삼성전자에서도 꽤 많은 인력 유출이 있는 걸로 압니다. 이런 부분에서의 주장이 아닌 우리가 벌어주니 맞춰줘라는 부분은 매우 비합리적인 모습입니다.
2) 산정방식의 모호함
이 부분은 동의합니다. 대외적인 산정 방식이 있지만 내부적으로 명확한 로직으로 제공하는 수준이 딱 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이를 위해 영업이익으로 달라고 하는 건 다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애초에 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0%로 바꾼 본질도 “분배율을 올리자”가 아니라 “EVA라는 블랙박스 지표를 영업이익이라는 투명한 지표로 바꾸자” 였습니다.
그래서 2021년에 영업이익 연동으로 전환할 때도 상한선(기본급 1000%, 연봉 50%)은 그대로 유지했고, 상한 폐지는 4년 뒤인 2025년 9월 호황기에 별도로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삼성 노조 주장은 산정방식 투명화와 분배율 상향(영업이익 15%) + 상한 폐지를 한꺼번에 묶어서 요구하는 구조입니다.
하이닉스가 단계적으로 4년에 걸쳐 진행한 변화를 한 번에 가져가자는 셈인데, 같은 “영업이익 연동”이라는 단어를 쓴다고 같은 요구가 되는 건 아닙니다.
또한 회계상으로도 성과급은 인건비로 매출원가 또는 판관비에 잡히는 영업비용입니다.
즉 영업이익이 산출되기 전 단계에서 이미 차감되는 항목인데, 그 영업이익에 다시 연동해서 지급률을 정하자는 건 산정 기준과 지급 항목이 같은 라인에 위치하는 구조라 별도 조정 없이는 모호성이 큽니다.
동일수준의 성과를 요구할 것이었다면 EBITDA나 성과급 차감 전 영업이익처럼 산정 근거가 명확한 지표를 들고 왔다면 더 좋았을 거 같습니다.
실제로 TSMC도 임직원 이익 분배를 정관에 “분배가능이익(earnings available for distribution)의 1% 이상”으로 명시하고 있어, 적립금까지 차감한 후의 잔여이익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영업이익은 이미 인건비·R&D 다 빠진 후의 숫자라, 여기에 연동하면 회사가 인재나 미래 기술에 더 투자할수록 성과급 재원이 줄어드는 역설이 생깁니다.
거기에 국민 대다수가 주식을 가지고 있는 회사에서 주주와 채권자들의 몫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는 건 시장 인식상 공감을 사기도 어렵습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영업비용으로 빠져 영업이익을 깎는 구조와, 순이익에서 배당 재원으로 가는 구조는 주주 입장에서 체감이 완전히 다릅니다. 결국 회사 재투자 재원이나 주주 몫에서 가져오는 그림이 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