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은 6살부터 아버지가 만든 망원경으로 별을 보고 천문학회 사람들의 심도 있는 토론을 들으며 자랐다. 이 때부터 그의 관심은 우주로 향했는데 특히 로켓 발사에 관심이 컸다.
벡은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17세가 되던 해 피셔 앤 페이켈(Fisher & Paykel)이라는 뉴질랜드 가전 제조사의 공구제작 도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낮에는 세탁기와 냉장고 부품의 금형을 깎았고 밤에는 도서관에서 로켓 공학을 독학했다. 미국에서 중고 크루즈 미사일 엔진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를 분해해 부품을 연구하고 작업실에서 고체 연료 로켓 모터를 실험하기 위해서였다.
피셔 앤 페이켈에서 습득한 금형 및 정밀기계 가공기술은 훗날 로켓랩의 토대가 됐고, 전통적인 우주항공 기업들과 완전히 다른 궤적을 그리게 만든 핵심무기가 된다.
벡은 가전제품 공장에서 팔려야 하는 대량 제품의 생산체계를 먼저 배우고 이론을 나중에 익혔다. "어떻게 하면 공장에서 냉장고 찍어내듯 로켓을 빠르고 싸게 양산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반도체 미세화와 스마트폰 혁명으로 손바닥만한 소형위성 시대가 다가오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덩치 크고 값비싼 대형 로켓에만 매달렸다.
벡의 눈에는 피자 한 판을 배달하기 위해 컨테이너 트럭을 모는 모습처럼 보였다고 한다. 그가 생각했던 소형위성 전용발사 사업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곳은 미국에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뉴질랜드로 돌아오는 귀국 비행기. 태평양 상공에서 벡은 직접 로켓 공장을 세우기로 하고 비행기 좌석에 꽂혀 있던 냅킨을 꺼내 그 자리에서 새로운 로켓 회사의 로고를 스케치했다.
훗날 스페이스X의 턱밑을 위협하며 글로벌 우주 발사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로켓랩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