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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조엘과 삽질
Telegram · @joelmundev

AI로 이렇다할 인사이트를 뽑아내기 힘든 이유

게시
2026.07.07 19:30
조회
748
포워드
31

(부제: AI 시대에 효과적으로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방법)

1. 사용자의 지식 부족

AI는 어느 특정 분야애 대해 아마 대충 알고는 있을 것. 하지만 내가 뭘 모르고 뭘 아는지 알 수 없으니 가장 중요한 프롬팅에 문제가 생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영역에서 깊게 가기도 어렵다. 깊게 가봤자 이게 인사이트가 있는 내용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조차 없다.

사실상 이미 내가 익히 알고 있는 영역에서만 인사이트를 뽑아내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이렇다면 AI를 통해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건 아니다. 단순히 내용을 정리하는 용도일 뿐.

내가 정확히 어떤 인사이트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알고 있으면 한 줄 프롬트만으로도 좋은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다. 하지만 역시나 문제는.. 당신은 그 프롬트를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모른다.

2. Opinionatedness 부족

*Opinionatedness는 딱히 직접 치환할 수 있는 한국어가 없어서 그냥 영어 그대로 적겠다.

1번과는 다른 문제.

보통 특정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는 연륜, 경험, 노련함으로부터 우러나오는 opinonatedness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나는 다년간 극심한 만성 위염을 겪은 경험이 있고, 그것을 완전히 치유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써 봤다. 양배추 농축액 알 (카베진), 양배추 즙, 생 양배추, 익힌 양배추, 일반 의약품, 처방받은 위산 억제 양약, 식이요법 등등등. 난 각 방법에 따른 효과와 효과주기까지 꿰차고 있다. 나는 단언컨데 일일 생 양배추 섭취와 자극적인 음식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식이요법이 만성 위염을 치유하는 가장 빠르고 완벽한 방법임을 알고 있다. 아무리 심해도 이렇게 하면 1-2주 안에 효능이 보이기 시작하고 한두달 후면 없던 일이 된다.

물론 레딧이나 네이버 같은 사이트에 충분히 이런 간증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수많은 다른 방법론과 간증글들이 있을 것이고, 어떤 글은 광고글, 어떤 글은 양배추 비관론자, 예찬론자로 갈릴 것이다. 이렇게 AI는 균형잡힌 세계관을 꾸려나갈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무조건 양배추, 무조건 식이요법'은 AI 입장에선 말이 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 난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얕은 의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특정 종류의 위염을 특정한 방법으로 치유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 주변 사람에게 이 방법을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물론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양배추와 식이요법이 모든 종류의 위염에 효험이 없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게 인사이트 본연의 목적이 아니던가? 누군가의 깊은 경험으로부터 비롯되는 조언 혹은 새로운 깨우침. 그리고 그것의 설득력.

AI는 애당초 opinionatedness가 없으니 효과적인 인사이트를 주기가 힘들다. 할 수 없이 진정 원한다면 AI에게 고의적으로 opinionated된 의견을 요구하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방법이 효과적인 출력을 불러오는진 모르겠다. 첫째는 바탕이 되는 경험이 없으며, 둘째는 강제성이 있는 opinionatedness는 근거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Opinionatedness가 없다면 문제는 뭔가. 인간은 여러 개의 선택지가 주어질 때 최고와 최적의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AI는 일반적인 경우 여러 개의 선택지를 제안해주는 것에 가장 뛰어나고, 가장 좋은 선택지를 합당한 경험적 이유로 자신있게 관철하는 능력은 없다.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인사이트는 선택지 그리고 경험적 근거와 결정에 대한 opinionated suggestion이다. AI는 후자가 없고, 그렇게 하도록 만들 수도 없다.

3. 배경 지식과 경험적 해석 능력 부족

요즘엔 ChatGPT, Codex, Claude Code 등에 인터넷 검색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일부 완화되었지만, 아직도 문제다.

첫째. 프롬트에 따라 기존 모델의 매개변수 자체를 활용하여 인터넷 검색 없이 결과값을 가져올 때가 많다. 나 같은 사용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때도 있지만 딸깍만 반복하는 대다수의 사용자는 그런가보다 하고 넘긴다. 여기서 더 좋은 최신 정보가 인터넷에 존재하는데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최신 정보가 아니라면 사실상 인사이트라고 보기 힘들다.

둘째. 인터넷에 기록된 인간의 경험과 생각은 압축된 형태다. 뇌에 저장된 경험은 오감, 기분, 기억 등 여러가지 형태로 저장된다. 우리는 그 중 극히 일부분을 인터넷에 표현하기로 결심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정보의 원본이 유실된다. 그것만이 정보의 원천인 AI에겐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불리한 환경이다.

셋째. 최신 정보를 받아온다고 하더라도, 경험적 해석으로 인사이트를 발굴하기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느 헬스장이 더 좋냐’ 혹은 ’어느 단백질 보충제가 가장 좋냐’는 질문은 아무리 AI가 인터넷의 모든 정보를 가져와도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2번의 문제로 회귀한다.

그래서 ㅇㅉㄹㄱ?

틀리는 것에 덜 겁먹고, 목소리를 내는 것엔 더 opinionated 되어야 한다. 앞서 설명한대로, 대 AI 시대엔 인사이트를 주는 opinionatedness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적합한 경험적 근거로 무언가가 맞다고 생각하면 약간은 밀어붙이는 게 필요하다. AI가 뽑아내는 답변은 기본적으로 평균에 가깝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수많은 텍스트의 평균값, 안전한 답, 무난한 결론. 어디서 본 듯하고, 맞는 말인데 재미없고, 틀리진 않았지만 기억에 남지 않는다. AI 시대에 더 중요한 건 AI처럼 많이 아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AI가 쉽게 흉내내지 못하는 나만의 편향, 경험, 해석, 판단이다. AI를 잘 쓰는 사람은 AI에게 자기 색깔을 빼앗기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색깔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도구로 쓸 것이다.

다양하고 깊은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AI가 물어보면 다 답해주니 이제는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는 허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인간의 경험은 레딧에 미국 시골에 사는 누군가가 3분만에 휘갈긴 글보다 훨씬 고귀한 정보다. MIT를 나온 박사의 뇌에 담긴 경험도 인터넷에는 100% 복제되어 있지도 않다. 극히 일부분이 영상, 음성, 화면, 서문의 압축된 경험의 형태로 존재할 뿐. 3번 문제의 두 번째 항 참고. 본인만의 경험이 본인 특유의 값진 인사이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AI에게 인사이트를 물어보는 대신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자. 좋은 헬스장 추천해줘가 아닌 헬스장을 고를 때 장기적으로 중요한 판단 기준 10개를 뽑아줘를 물어봐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으로 헬스장을 추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본인이 헬스장에 직접 갈 때 비로소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되는 인사이트가 생긴다.

세상을 공부하는 수단으로 AI를 적극 사용해야 한다. 1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지식이란 깊고 깊은 graph 구조다. 당신이 하나의 node에 해당하는 질문을 해결했다면 그 node와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다른 node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 영역을 넓혀나갈 때 1번의 문제는 점차 해결되기 시작할 것이다.

@joelweb3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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