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PO와 vivo가 삼성전자의 3분기 메모리 가격 제안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당사자 확인이 없는 업계 보도라는 한계는 있지만, Nikkei가 샤오미·OPPO·vivo의 출하 목표가 메모리 부족과 원가 상승으로 최대 30% 낮아졌다고 보도한 점은 더 중요합니다.
단순한 가격 협상을 넘어 높은 메모리 가격이 스마트폰 생산량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장면은 2017년 말에도 있었습니다.
당시 DRAM 가격이 급등하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삼성전자의 가격 정책에 불만을 제기했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삼성전자 측을 불러 가격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메모리 사이클은 바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모바일 DRAM 가격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필요한 물량을 계속 구매했습니다. 서버 DRAM 수요도 강했기 때문에 메모리 기업의 실적과 주가는 이후 수개월간 추가로 상승했고, 주가 고점은 2018년 5~6월에 형성됐습니다.
당시 흐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가격 저항
→ 모바일 가격 상승률 둔화
→ 서버 수요가 이를 흡수
→ 메모리주 추가 상승
→ 현물가격이 계약가격 아래로 하락
→ 서버 고객의 재고 조정
→ 계약가격과 산업 매출 급락
결국 2018년 사이클을 무너뜨린 결정적인 신호는 모바일 업체들의 항의가 아니었습니다. 당시 사이클을 떠받치던 서버 고객들이 구매를 미루고 재고 조정에 들어간 것이 진짜 전환점이었습니다.
이번 사이클에서는 그 자리를 AI 서버와 HBM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OPPO와 vivo의 협상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하이퍼스케일러의 HBM 장기공급계약과 용량확약에 균열이 생기는지, AI 서버 발주가 줄어드는지, 고객과 공급사의 재고가 증가하는지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2018년과 다른 점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시장은 이미 한 차례 폭락했습니다.
2017년 말에는 가격 저항이 처음 등장한 뒤 주가 고점까지 약 6개월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격 상승률 둔화 우려가 빠르게 선반영되며 메모리주가 이미 큰 폭으로 조정받았습니다.
이번에도 2018년과 같은 시간표가 반복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과정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고, 이미 반영된 악재는 같은 강도로 주가를 다시 누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중국에는 이제 창신메모리(CXMT)라는 대체 공급자가 있습니다.
2018년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가격에 불만을 가져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서 구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CXMT가 LPDDR과 DDR 시장에서 생산능력과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중국 세트업체들이 실제로 CXMT 채택을 늘린다면 모바일·PC용 범용 DRAM의 가격 결정력은 과거보다 약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CXMT의 직접적인 영향은 아직 범용 DRAM에 집중됩니다. 고객 인증과 장기계약으로 잠겨 있는 첨단 HBM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입니다.
셋째, 가격 저항은 규제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017년 말 중국 당국의 삼성전자 면담은 이듬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대한 반독점 조사로 확대됐습니다. 이번에도 미국에서 DRAM 3사를 상대로 한 가격담합 집단소송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아직 주장 단계에 불과하지만, 최종 수요처의 원가 부담이 커질수록 규제와 소송은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이번 뉴스는 메모리 가격이 스마트폰 업체들의 감내 한계에 접근했다는 경고음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전체 메모리 사이클의 종료를 선언할 수는 없습니다.
진짜 확인해야 할 것은 모바일을 넘어 PC와 서버 고객까지 구매를 줄이는지, 현물가격이 계약가격보다 먼저 꺾이는지, 하이퍼스케일러의 HBM 계약에 균열이 생기는지입니다.
역사적으로 메모리 사이클의 고점은 고객이 비싸다고 말했을 때가 아니라, 비싸서 실제로 사지 않기 시작했을 때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사지 않는 고객’이 시장에서 가장 큰손이었을 때, 사이클은 끝났습니다.
오포쓰시는 분은 없자나요?
결론은 메타,마소,아마존,애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