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내러티브의 유효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최근 더 적극적으로 매매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시장 내러티브가 얼마나 빠르게 교체되고 있는가이다.
과거에는 하나의 테마가 상당한 지속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제 시장은 불과 몇 주 만에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도 한다. 이 중 어느 정도가 AI의 영향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 흐름만큼은 무시하기 어렵다. 소프트웨어 종목에서는 기록적인 속도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시장의 관심은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들로 이동한다. 동시에 모두가 이미 다음 병목이나 새로운 이야기를 찾고 있다.
J.P. Morgan에 따르면 최근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업종에서 개인투자자의 주간 자금 유출 규모가 관련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소셜미디어의 관심은 GRND, RH, NBIS, CAKE처럼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에 집중됐다. 동시에 SNDK, MU, VRT, RKLB와 같은 메모리, AI 인프라, 우주 관련 종목도 주목받았다.
자금이 하나의 테마에서 다음 테마로 질서정연하게 이동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여러 이야기가 동시에 불붙었다가 동시에 소진되는 모습에 가깝다. 때로는 시장 전체가 밈처럼 거래되는 것 같기도 하다. 포지션은 한곳에 오래 머물지 않고, 소셜미디어와 AI는 하나의 내러티브가 발견되고 확산된 뒤 소진되기까지의 간격을 단축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버려졌던 테마가 반등했다고 해서 그 테마가 다시 시장의 중심을 차지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익 추정치가 계속 상향되고 자금도 지속적으로 유입된다면, 여전히 추세가 살아 있는 자산일 수 있다. 반면 움직임의 대부분이 숏커버링이나 특정 이벤트, 갑작스러운 관심 급증에서 비롯됐다면 여전히 하나의 단기 트레이드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보호예수 해제에도 불구하고 SpaceX가 가격을 유지한 것 역시 또 다른 사례일 수 있다. 예상보다 실제 매도 물량이 적었을 수도 있다. 혹은 시장이 이미 보호예수 해제라는 이벤트를 지나쳐 다음 이야기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을 수도 있다.
시장 내러티브의 유효기간이 갈수록 짧아지는 환경에서는 좋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더 어려운 질문은 그 이야기가 아직도 하나의 추세인지, 아니면 이미 수많은 단기 트레이드 중 하나로 변해버렸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