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AI가 특정 초급 역할을 줄이고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더 큰 틀에서 보면 AI가 고용에 미치는 총체적 영향은 기본적으로 '제로(null)'에 가깝다는 것이 데이터로 명확히 드러납니다. 현재까지 AI와 실업률 또는 고용 성장률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관찰되지 않습니다.
종합적인 그림은 중립적이지만, 결코 정체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일부 일자리의 소멸과 생성이 동시에 일어나고, 어떤 직무는 가치가 떨어지는 반면 다른 직무에는 프리미엄이 붙습니다. 개발자 채용 공고는 2년 안에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설 기세입니다. 또한 AI는 침체되었던 샌프란시스코의 오피스 부동산 시장을 홀로 구원해 내기도 했습니다.
결국 처음에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AI는 분명 일부 역할과 비즈니스를 소멸시키거나 압축하겠지만, 그것이 이야기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입니다. 광범위한 실업이 아니라 노동 시장의 재지향과 궁극적인 성장이 바로 우리가 혁신 기술에 기대해야 할 모습입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거의 확실히 그렇게 될 것이며, 이미 그 과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식 노동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지금은 지식 노동의 종말이 아니라, 오히려 시작에 불과합니다.
자동화는 반복적인 레이어를 걷어내고 인간의 업무를 더 높은 고차원 단계(up the stack)로 끌어올립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확장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결핍의 한 레이어가 무너지면 인류는 다음 레이어로 이동합니다. 음식이 저렴해지면 우리는 주거, 의료, 교육, 여행, 엔터테인먼트, 편리함, 반려동물, 안전, 미용, 수명 연장에 더 많은 돈을 씁니다.
노동 시장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인간의 야망은 멈추지 않으며, 오래된 프런티어를 정복하면 정복해야 할 새로운 프런티어가 드러나기 때문에 새로운 일은 계속해서 나타납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형성은 이미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AI 도입률과 상당한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앱스토어에 출시되는 신규 앱은 전년 대비 60% 속도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현대 경제를 마치 과거의 직업들을 모아둔 박물관처럼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경제는 언제나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과업, 새로운 목표, 새로운 발명을 가능하게 만드는 창의적인 배분 기계(creative allocation machine)입니다. 과거 동적인 환경에서의 높은 계산 요구량 때문에 공상과학 소설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로봇 공학 역시 AI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산업으로 시야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로봇 공학 데이터셋은 단 2년 만에 10위에서 1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AI가 그 필요성을 깨우기 전까지는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았던 로봇 관련 일자리의 우주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모든 역할이 온전하게 살아남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고객 서비스 대표나 의료 녹취사 같은 직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실제로 감소가 진행 중일 수 있습니다. 일부 직업은 사라지고 일부는 축소될 것입니다. 고통스러운 전환기와 조정이 있을 것이며, 생산성 향상이 경제 전반에 스며드는 데는 우여곡절과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공감해야 하며, 적극적인 직업 재훈련을 포함해 이 전환을 최대한 부드럽게 만들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생산성은 본래 고된 잡일을 없애기 위해 존재하며, 이번에도 그 역할을 해낼 것입니다. 하지만 AI로 인한 일자리 종말 시나리오는 지능이 저렴해지는 바로 그 순간 인간의 욕망과 아이디어가 갑자기 얼어붙는다고 가정할 때만 성립합니다. 그것은 황당한 부조리입니다. 저는 우리가 영화 《월-E》처럼 뚱뚱하고 무기력해진 채 휠체어에 앉아 넷플릭스나 보는 일자리 없는 미래로 퇴행할 것이라는 밈을 거부합니다.
거시적인 스토리는 일자리가 사라진 미래가 아닙니다. 미래는 더 저렴해진 지능, 더 커진 시장, 새로운 기업, 새로운 산업, 그리고 더 높은 차원의 인간 노동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해야 할 일의 총량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인류가 발휘할 인지의 총량 또한 고정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AI는 노동의 종말이 아닙니다. 풍부한 지능의 시작입니다.
자, 가봅시다! (LF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