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학과 사주는 접근 방식의 화살표가 서로 반대 방향을 가리킴.
통계학 (귀납법): [데이터 → 패턴 발견 → 이론 정립]
"수만 명을 조사해보니 담배 핀 놈들이 폐암에 더 잘 걸리더라" → "흡연은 폐암의 원인일 확률이 높다."
팩트(데이터)가 먼저고 이론이 나중임.
사주 (연역법): [이론(법칙) → 개인에게 적용 → 해석]
"우주는 음양오행으로 돌아간다(대전제)" → "넌 불(火)이 부족한 날 태어났다" → "그러니 넌 성격이 차분할 것이다."
이론이 먼저고 사람은 그 틀에 끼워 맞쳐지는 객체일 뿐임. 이걸 통계라고 부르는 건 '이미 답을 정해놓은 것'을 연구라고 우기는 꼴임.
2. '반증 가능성(Falsifiability)'이 없음
과학(통계)의 핵심은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임.
통계: 새로운 데이터가 기존 이론과 다르면 이론을 폐기하거나 수정함. (예: "지구가 중심이 아니었네?" → 천동설 폐기)
사주: 현실이 이론과 다르면 이론을 수정하는 게 아니라 '해석'을 비틂.
"당신 사주엔 돈이 넘치는데 왜 가난하냐고? 아, 그건 당신 이름이 안 좋거나 조상의 묘자리가 나빠서 그래."
이현령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시스템은 학문이나 통계가 아니라 '신념'임.
3. '표본(Sample)'의 물리적 불가능
통계학이 성립하려면 유의미한 표본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사주는 그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음.
경우의 수: 사주팔자의 조합은 총 518,400가지임.
인구 부족: 사주가 정립되던 송나라, 명나라 시절 인구수와 이동성을 고려했을 때, 저 51만 가지 케이스에 대해 각각 수천 명씩 데이터를 모으는 건 불가능함.
결론: 그 많은 경우의 수에 대해 "이런 사주는 이렇더라"라고 통계를 낸 게 아니라, "자연의 이치가 이러니 이 사주는 이럴 것이다"라고 추론(뇌피셜)한 것들의 집합임.
4. 상관관계 vs 인과관계의 혼동
통계는 A와 B 사이의 상관관계(Correlation)를 다룸. 하지만 사주는 천체의 움직임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확실한 인과관계(Causality)를 전제로 함.
통계: "통계적으로 여름에 태어난 사람이 활발할 확률이 60%다." (여기서 끝)
사주: "여름은 '화(火)'의 기운이 강하므로, 너는 무조건 역동적인 에너지를 타고났다." (단정)
이건 통계적 추론이 아니라 '상징적 비유'임. 시인이 "내 마음은 호수요"라고 하는 걸 과학적 사실이라고 우기는 것과 같음.
한 줄 요약
사주를 통계학이라고 하는 건, "신데렐라 구두에 발이 맞는 사람이 나왔으니, 신데렐라 이야기는 팩트를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