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에어드랍 작업은 신장개업한 식당의 ‘줄서기 알바’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많은 계정으로 줄을 서주면, 그 대가로 금일봉을 받을 수도 있고 못 받을 수도 있는 구조였다.
근데 이제는 고작 줄서기만으로는 식당이 장사가 잘되게 만들기 어렵다.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유저 수만 부풀리는 것보다, 실제로 사람들이 쓰고 싶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해졌다.
내 개인적인 악취미 중 하나가 있다. ‘효율적으로 개선하기’라는 명목의 감놔라 배놔라짓.
내가 뭐 공식 고문도 아니고, 돈 받고 컨설팅하는 사람도 아닌데, 유저 입장에서 “이건 있으면 좋겠는데”, “UI를 이렇게 하면 더 편할 것 같은데”, “보상 시스템이 이 꼬라지면 누가 쓰냐”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전에는 그냥 혼자 궁시렁거렸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걸 노션에 정리해서 파운더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유저 입장에서 여기서 막힌다. 이 부분은 이렇게 바꾸면 더 좋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물론 대부분은 씹혔다. 근데 몇몇 파운더는 실제로 받아들였고, 내 조언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한 오지랖을 반영해 제품을 수정한 적도 있었다. 그러고도 결국 망한 곳도 있고, 조금씩 나아진 곳도 있고, 심지어 나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준 경우도 있었다.
솔직히 보상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 그냥 개인적인 취미생활에 가까웠다. 그런데 막상 꽁돈이 생기면 기분은 좋다. 약간의 뿌듯함도 있고, 어깨가 살짝 올라가는 느낌도 있다.
나는 앞으로 이런 식의 기여가 점점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계정 수를 늘려주는 유저보다, 실제 제품을 써보고 “여기서 막힌다”, “이 보상 구조로는 다시 안 들어온다”, “이 화면에서 이탈한다”, “이 기능이 있어야 계속 쓴다”라고 말해주는 유저가 더 귀해질 수 있다.
프로젝트 입장에서도 진짜 필요한 건 숫자뿐만이 아니다. 가입자는 많은데 아무도 안 쓰는 서비스보다, 적은 유저라도 계속 쓰게 만드는 피드백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물론 이런 피드백을 준다고 무조건 보상을 받는 건 아니다. 대부분은 아무 일도 없고, 그냥 씹힐 가능성이 높다. 파운더의 성향, 프로젝트의 상황, 그리고 내 피드백이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에 달려 있다.
그래도 예전 알파가 “어디 줄 서면 돈 주냐”였다면, 다음 알파는 “어느 프로젝트가 아직 덜 만들어졌고, 내가 유저 입장에서 무엇을 고치라고 말해줄 수 있냐”일지도 모른다.
이제 에어드랍 파밍은 단순히 줄 서는 게임에서, 실제로 식당 장사가 잘되게 만드는 게임으로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런 쓸모 있는 오지랖이 꽤 재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