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암살자(들) 논란을 보면서 이런 두려움을 다시 느꼈습니다. 영화를 제대로 보기는 했는지 의심스러운 단정들과, 순식간에 흑백논리로 흘러가는 반응들을 보면서요.
적어도 제가 본 암살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범인으로 확정하는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사건의 배후에 대한 의문을 남기고, 그 판단을 관객에게 넘기는 작품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장면을 어떻게 읽었는지 이야기하면 됩니다. 왜 그런 암시로 느껴졌는지, 어디서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상상력이 충돌한다고 생각했는지 따져볼 수 있습니다.
굿즈가 적절했는지 역시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작품과 관련됐다는 이유만으로 출연 배우 개인에게까지 공격이 이어지고, 영화제 행사에까지 여파가 번지는 모습을 보면 두렵습니다.
작품을 놓고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어느새 관련된 사람들을 한데 묶어 돌을 던지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그런 태도가 이디오크러시 속 시민들과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무언가를 그렇게까지 비난하려면,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보고 어떤 판단을 했는지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정해 준 결론에 동참하기 전에, 자기 눈으로 확인하고 생각해 보는 시간은 있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