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처럼, 당시 이 작은 나라가 정말 해방될 거라고 믿었던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싸운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저도 이 나라에서 영화를 만들며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제 눈에 한국은 늘 신기한 나라였습니다. 어떤 지옥 같은 환경에서도 결국 뭔가를 만들어냅니다. 이 작은 나라에서 만든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는 걸 보고 저도 그 산업에 들어와 보고 싶어 한국에 왔습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전세사기도 두 번 당했고, 처음에는 지하철 탈 돈과 밥 먹을 돈이 없어 정육점에서 싼 앞다리살을 사다 볶아 먹으며 버티기도 했습니다.
저는 성장기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낸 Third Culture Kid입니다. 부모님의 문화에도, 해외 문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두 문화를 섞은 제3의 문화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한국 지하철조차 제대로 몰랐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여러 문화를 겪을수록 오히려 제가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지금 누리는 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앞다리살을 볶아 먹으며 버텼지만, 지금은 그래도 배에 기름칠은 할 수 있게 됐기에 광복절을 맞아 81,500원을 기부했습니다.
아직 부자는 아니라 815,000원은 조금 힘드네요.
대한독립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