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채권은 "사니까 오르는" 게 아니다
가격이 오르는 건 수요가 몰려서가 아니라, 금리가 떨어질 거라 예상하니까 오르고 그래서 수요가 따라붙는 거다. 인과의 순서가 반대라는 얘기. 주식도 똑같다. 삼성전자가 잘될 거라 예상하니 밸류에이션이 오르고 매수가 붙는 거지, 사니까 오르는 게 아니다.
비트코인에 대입해보면 오히려 더 선명하다. 매크로·정책 불확실성이 상승 기대를 흔든다. 그러다 비트 가격이 오를 것 같으니 기관이 ETF로 매수한다. 그 수급이 다시 상승 기대를 키우고, 그러니 또 매수가 붙는다. 이 루프가 지난 ETF발 상승 공식 아니었을까.
이렇게 적고 보니 결론은 하나로 모인다.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은 수급과 유동성, 그 자체다. (허허허)
2. 지금 국채는 '성장'이 아니라 '물가'가 끌고 간다
코로나 이전 40년은 성장이 금리를 좌우했는데,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주도 변수다. 그래서 위기(전쟁) 때 안전자산 역할을 못 한다. 전쟁이 나도 채권·금이 같이 빠졌다. 60/40 포트폴리오도 깨졌고, 장단기 금리 역전이 와도 침체가 안 왔다. 이번 장기금리 하락은 '침체 예상'이 아니라 '물가 꺾일 거란 예상'이라, 애초에 침체와 무관했던 거.
3. 가장 곱씹은 대목은 '금리 올린다고 물가가 잡히나?'
국장님 경험상, 잘 안 잡힌단다고 한다.
금리가 소비(결국 소득이 좌우한다)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약하고, 특히 지금처럼 공급발(원자재·환율·생산비) 인플레이션일 땐 약발이 더 떨어진다. 원인이 공급이면 오히려 금리를 낮춰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방송에서 나왔다.
그럼 금리는 왜 올리나? 수요를 직접 식힌다기보다, 자산 가격을 떨어뜨려(웰스이펙트 경로) 물가를 우회로 잡는 것에 가깝다. 그래서 웰스이펙트가 큰 미국은 효과가 크고, 작은 한국은 약하다. 잘못하면 물가는 못 잡고 경기만 죽인다는 게 핵심이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금리→환율→수입물가 경로까지 엮이니, 듣기만 해도 머리가 복잡하다.
왜 구조적으로 인플레일가????
결국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명분으로 세계화·글로벌 공급망 분업이라는 구조적 디스인플레 엔진을 꺼버리니까 그런 거 아닐까?
그 빈자리를 탈세계화·국방비 증가·리쇼어링이 채우고 있고, 이게 장기적으로 고금리·고물가 시대를 떠받치는 게 아닐까.
요즘 계속 드는 생각이다.
끝으로 하나. 유튜브를 보다 보면 늘 나오던 사람이 또 나와 같은 얘기를 반복하거나, 같은 여의도 밥 먹는 이들이 서로의 관점을 '컨센서스'라는 이름으로 돌려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히려 자주 나오지 않는 분의 시선이 더 귀하게 느껴진다. 이 대담, 추천.
https://youtu.be/EXU1-fdPDU0?si=Tk-PB5YSY3glEW5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