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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메이지
Telegram · @cryptocurrencymage

심미안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서

Posted
2026.08.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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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를 지지 않는 것도 결국 하나의 포지션입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언제든 재기 가능한 수준일 것. 그 선만 지킨다면 새로 나온 내러티브, 아직 아무도 이름을 모르는 얼리 프로젝트를 일단 만져보는 자세는 꽤 중요하다고 봅니다. 판돈을 전부 밀어 넣는 쪽은 용기가 아니라 계산 실패에 가깝습니다.

에어드랍 참여 횟수를 정확히 세어본 적은 없지만 대략 400개 정도 됩니다. 그만큼 해보고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잘 될 프로젝트를 미리 알아보는 심미안이 저에게는 없다는 것.

안 한 것만 터지는 경험

이 바닥에서 한 번쯤 겪어봤을 겁니다. 리스트를 보다가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고 넘긴 프로젝트가 반년 뒤 텔레그램을 도배하는 상황. 판단이 틀렸다는 사실보다, 판단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방식을 바꿨습니다. 초기에 올라온 것을 그물망으로 전부 깔아두는 쪽으로. 선별을 잘해서 적중률을 올리는 게 아니라, 선별을 포기하고 표본 수를 늘리는 방향입니다. 이렇게 하면 하나가 최악의 형태로 선셋해도 심리적 부담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애초에 그 하나에 서사를 걸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연말에 정산해보면

통계적으로 매년 비슷한 그림이 나옵니다. 잘된 프로젝트 단 두 개가 전체 수익의 90%를 만듭니다. 나머지 수백 개는 사실상 그 두 개를 만나기 위한 비용이었던 셈입니다.

중요한 건 그 두 개를 초기에 지목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지표가 붙고, 대형 백커 추가 투자 발표가 나오고, 그제서야 "될 놈이었다"는 해석이 따라붙습니다. 성공은 사후적으로 설명되고 사전적으로는 확률 게임입니다. 이 순서를 뒤집어서 기억하는 순간, 다음 사이클에서 자기 감각을 과신하게 됩니다.

인생은 사다리가 아니라 정글짐

사다리는 위아래만 있습니다. 정글짐은 옆으로도 가고, 한 칸 내려갔다가 다른 기둥을 타고 올라가기도 합니다. 지나온 칸이 쓸모없어 보여도 어느 순간 손이 닿는 위치가 됩니다.

하다못해 알바 경험조차 그렇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시간을 파는 일이었는데, 기회가 왔을 때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전공과 상관없는 직업을 오래 했고, 유튜브를 할 생각도 없었고, 코인 채널을 운영하게 될 거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기회를 찾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지금 위치에 와 있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계속 던집니다

앞으로도 지금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살고 있을 거라는 직감이 듭니다. 그게 불안한 게 아니라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경로를 미리 그릴 수 있다는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걸 400번 정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선별할 능력이 없다는 걸 인정하면 남는 선택지는 두 개입니다. 아무것도 안 하거나, 감당 가능한 크기로 전부 던져보거나. 저는 후자를 택했고, 그 방식은 에어드랍뿐 아니라 커리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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