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하락과 부의 축적은 완전히 다른 게임입니다
모든 것이 싸지는데 왜 격차는 벌어지는가
2025년, 빅테크 8개사가 설비투자에 쏟아부은 돈은 4,270억 달러입니다. AI는 실제로 많은 것을 싸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해, 미국 상위 1%의 순자산 점유율은 32%이고, 하위 50%는 2.5%에 불과합니다.
생산성은 폭발하는데 부의 편중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 글이 던지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생산성의 이익은 결국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1. 싸지는 것과 비싸지는 것
음악, 소프트웨어, 미디어처럼 복제 가능한 것의 가격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AI가 거의 모든 디지털 영역을 복제 가능한 영역으로 밀어넣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부동산, 상위 교육, 규제 산업의 가격은 오히려 오릅니다. Nvidia의 시가총액이 3년 만에 7배로 뛴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반도체 설계 역량이나 AI 인프라 지배력은 복제할 수 없으니까요.
복제할 수 있는 것은 공짜가 되고, 부는 복제할 수 없는 곳에서 만들어집니다.
2. 비용이 줄면, 그 이득은 플랫폼이 가져간다
Waymo를 보겠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무인 탑승 1,500만 건, 주당 유료 탑승 40만 건을 기록했고, 기업가치는 1,260억 달러입니다. 이동 비용은 분명 낮아지겠죠.
하지만 매출 대비 360배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시장이 베팅하는 건 소비자 절감이 아니라 플랫폼 독점입니다. 아마존, 우버, 클라우드 산업 모두 같은 패턴을 밟아왔습니다. 비용이 줄면 일부는 소비자에게 돌아가지만, 초과이익은 플랫폼에 쌓입니다.
3. 일자리보다 임금이 먼저 무너진다
Ford CEO는 AI가 화이트칼라의 절반을 대체할 것이라 말했고, JPMorgan은 관리자들에게 신규 채용을 자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Anthropic CEO 아모데이는 기술·금융·법률 분야의 초급 일자리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습니다.
숫자는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2025년 미국 내 해고 공지 110만 건으로 팬데믹 이후 최다. 연봉 96,000달러 이상 채용은 10년 만에 최저. 대졸 실업률 9% 초과. 그런데 같은 기간 S&P 500은 15% 올랐고, 기업 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기업은 더 많이 벌고, 사람은 덜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실업이 오기 전에 임금 정체와 고용 불안이 먼저 찾아옵니다. 증기기관이 보급되는 데는 100년이 걸렸지만, ChatGPT는 두 달 만에 1억 명을 모았습니다. 이번에는 속도가 다릅니다.
4. 기본소득은 구조를 바꾸지 못한다
영국 투자부 장관은 AI 시대에 대비해 기본소득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핀란드 실험에서는 생활 만족도가 올라갔고, 케냐에서는 창업 활동이 늘었습니다. 기본소득은 분명히 작동합니다. 빈곤을 완화하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장치로서.
하지만 부가 만들어지는 구조 자체는 건드리지 못합니다.
AI 시대의 부는 모델 지분, 데이터 접근권, 반도체, 에너지 공급망에서 발생합니다. 하나같이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네트워크 효과가 강하며, 승자독식으로 귀결되는 영역입니다. 2025년에 AI 투자가 테크 억만장자들의 순자산에 더해준 금액만 약 5,500억 달러입니다. 기본소득은 그 결과물의 일부를 나눌 수는 있지만, 집중 구조 자체를 해체하지는 못합니다.
5. 에너지라는 반례
2024년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183TWh로, 파키스탄 한 나라의 전력 수요와 맞먹습니다. 2025년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6.9% 올라 전체 물가상승률의 두 배를 넘었고, 이 상승분의 40%는 데이터센터가 만들어낸 수요 때문입니다.
AI가 디지털 서비스를 싸게 만드는 동안, AI 인프라는 물리적 자원을 비싸게 만들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싸진다"는 이야기는 전기요금 고지서 앞에서 멈춥니다.
결론 —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귀속이다
가격은 내려갈 수 있습니다. 생산성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빅테크의 연간 잉여현금흐름이 4,000억 달러에 달하고, 이 현금 창출 능력 자체가 진입장벽이 되는 구조에서 기본소득이 부의 축적 수단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기술은 복제 가능한 것을 공짜로 만든다 — 부는 복제 불가능한 곳에 쌓인다.
비용 혁신의 이득은 플랫폼에 돌아간다 — 소비자 몫은 "조금 더 싼 것"이 전부다.
AI는 실업보다 임금 구조를 먼저 바꾼다 — 기업 이익은 최고, 초급 채용은 최저.
기본소득은 결과를 완화한다 — 구조는 그대로 남는다.
에너지가 병목이다 — 디지털은 싸지고, 물리적 자원은 비싸진다.
AI는 불평등을 새로 만드는 기술이 아닙니다. 이미 있던 격차를 더 빠르고, 더 크고, 더 되돌리기 어렵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