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트레이딩이 강요되다시피 하면서 잘 버는 지갑을 카피하고 열광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지금은 그게 봉크가이인데, 사실 우리는 시장에서 끊임없이 '메시아'를 찾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봉크가이 이전엔 안셈, 그 이전엔 또 누군가… 당신이 좋아했던 얼굴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가?)
기저엔 불확실성을 견디기 힘들고 빨리 벌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이 판에 정답은 없는데, 답이 없다는 불안보다 답을 아는 사람이 있다는 쪽이 마음 편하니까 믿음을 아웃소싱한다. 게다가 온체인은 투명해서 이긴 지갑 하나는 잘 보이고, 똑같이 하다 사라진 수많은 지갑은 안 보인다. 그래서 변동성과 생존편향이 만든 결과가 한 사람의 실력처럼 보이기 쉽다.
여기에 크립토만의 함정이 하나 더 있다. 이 메시아가 한동안은 진짜로 통한다는 거다. 충분히 많은 사람이 한 지갑을 따라붙으면 그 매수가 실제로 가격을 밀어올리니까. 하지만 바로 그 힘이 끝을 예약해 둔다. 결국 물량이 안 털리거나 유동성이 마르면서 실망으로 끝나고, 사람들은 "메시아는 없다"가 아니라 "이 사람이 가짜였다"로 받아들이며 다음 사람을 찾아 나선다. 그래서 학습이 아니라 반복이 된다.
이 고리를 끊는 건 결국 내가 스스로 근거를 찾고 판단하는 힘, 그리고 그렇게 쌓인 경험이다. 내가 생각한 게 맞았는지 틀렸는지 스스로 복기해야지, 남에게 위탁할수록 고리는 안 끊긴다. 더 비싼 비용을 치르기 전에 되새겨보길 권한다. 이게 내가 아는 한 가장 싸게 배우는 방법이다.
